테Tether)

암호화폐 시장에서 '테더(USDT)'는 더 이상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닙니다. 그것은 전체 암호화폐 생태계의 기초 토대이자, 가장 중요한 유동성 공급원이며, 동시에 끊임없는 논란의 중심에 선 이름입니다. 1:1로 미국 달러에 가치를 페깅한다는 단순명료한 약속 뒤에는, 이를 지켜내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여온 한 회사의 복잡한 배경과 역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테더의 회사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현대 암호화폐 시장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입니다.

테더의 이야기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Bitfinex) 와 분리할 수 없습니다. 테더는 2014년 '리얼코인(Realcoin)'이라는 이름으로 비트파이넥스의 공동창립자 지안카를로 데바시니(Giancarlo Devasini)와, 비트파이넥스의 후원자이자 필리핀 기업가인 브록 피어스(Brock Pierce) 등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당시 비트파이넥스는 거래자들이 법정화금(피아트)을 빠르게 입출금하고 가격 변동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력한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테더를 구상했습니다. 즉, 테더는 태생부터 로서 탄생한 것입니다.

이 두 회사는 깊은 유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테더를 운영하는 Tether Ltd. 의 모회사는 iFinex Inc.로, 이 회사는 비트파이넥스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경영진과 사무실을 공유하기도 했으며, 이 깊은 연관성은 이후 수년간 테더에 가장 큰 도전과 신뢰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테더의 가장 근본적인 약속은 "발행된 모든 USDT는 1:1로 미국 달러 예금 및 동등한 자산으로 뒷받침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회사는 오랜 기간 이 예비자산의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블랙박스' 상태는 시장의 강한 의심을 샀습니다.

이 의심은 2019년 뉴욕총검찰청(NYAG)의 소송으로 폭발합니다. NYAG는 테더와 비트파이넥스가 고객 자금을 은닉하고, 테더가 달러 예비자산 없이 수억 달러의 USDT를 발행해 시장을 조작하는 데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테더 측이 자신들의 예비자산이 전통적인 은행 예금이 아닌, 중국 기업의 어음(채무증서)과 같은 형태로 보유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는 예비자산의 안정성과 유동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고, '테더가 실제로 완전히 백업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암호화폐 업계 최대의 미스터리로 만들었습니다.

NYAG와의 긴 법정 공방 끝에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1,85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고 뉴욕에서의 영업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또한, 테더는 향후 분기별로 을 했습니다. 이는 테더에게 있어 강제된 투명성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이후 발표된 보증 의견서들을 통해 테더의 예비자산 구성은 극적으로 변화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초기의 불투명한 상업어음 비중은 크게 줄었고, 미국 국채와 같은 고유동성·고신용 자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졌습니다. 테더는 이제 시가총액 1,100억 달러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으로서, 전통 금융 시스템과 더 깊게 연계되며 그 자체로 하나의 주요 금융 기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테더의 배경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논쟁의 대상입니다. 비트코인 가격 조작에 USDT가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학계의 논의는 계속되고 있으며, 중앙화된 주체에 대한 의존도는 디파이(DeFi) 순수주의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긴축 정책에 따라 테더가 보유한 국채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변화는 회사의 수익 모델과 직결되는 중요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한편, USDC와 같은 규제 준수 경쟁자들, 그리고 알고랜드(Algorand) 등의 블록체인을 활용한 완전히 예비자산이 없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도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테더는 이러한 경쟁 속에서 USDT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블록체인에의 확장(이제 10개 이상의 체인에서 발행), 그리고 달러 외에 유로(유로테더, EURT)나 금(XAUT)에 페깅된 새로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